머리말
훌륭한 음악작품을 작곡가의 의도만큼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? 명작과 졸작의 차이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? 저자는 작곡하는 학생들과 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에게 작곡과 연주에 보다 밝은 대위 적 눈과 귀로 작곡가의 의도를 대화의 차원에서 악보를 보고, 듣고, 느끼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.
이 책은 저자가 비인에서 유학당시 Erich Urbanner교수에게 Ernst Tittel의 Der neue Gradus( 1725년에 출판된 Fux의 Gradus ad Parnassum을 기초로 만들어진 책) 를 기본으로 배운 내용과 대학 강의를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.
본서는 일반 음대생에게는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였고, 또한 작곡생도들에게는 가온음자리표를 동시에 읽을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넓혔다. 16세기 당시의 작품을 보고, 노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기본 법칙을 익히면서 거장의 작품을 수록하여 접할 수 있게 하였다. 그리고 음악적 대위선율과 비음악적 대위선율의 예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학생의 예를 함께 다루었으며 특별히 이번 개정, 증보판에 더 많은 예를 넣었다.
끝으로 대위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 학생들은 꼭 아래의 내용을 읽기 바란다. 서양악보를 읽을 때 대위를 모르고 읽는 것은 마치 알파벳만 알고 독일어, 이태리어, 프랑스어, 영어를 무조건 읽는 것과 같다고 할 만큼 혼돈이 일어난다. 더욱이 대위는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.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학문을 하는 자세를 말할 때 시작은 강직하고 기본부터 철저히 하고 배운 후에는 생각과 표출하는 방법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(
入於有法 出於無法 입어유법 출어무법). 이는 대위를 학습 하는데도 적용되는 자세라 하겠다. 우선 제대로 철저히 배우는 자세로 임하기 바란다. 특히 대위가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면서 임한다면 분명 대위적 시각을 얻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.
개정판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관심과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노창령 사장님과 편집에 정성을 쏟은 손종채 에게 감사를 전한다.
개정, 증보판 2011년 2월 저자 이혜성
참고말씀: 16세기 대위 교재는 이제 한국에서도 원서와 번역본이 많이 출간된 상태이다. 그러나 여러 종류의 대위교제를 동시에 학습할 경우에 오는 법칙의 혼란을 막기 위하여 저자가 제안할 수 있는 방법은 학습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경우에는 한권의 책을 제대로 통달하면서 당시의 작품을 연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이라 하겠다.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어떤 대위책이 되었든 타 대위교재와 비교 분석 하는 것은 학습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.